뇌의 배수시스템인 뇌수막 림프관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이 아두카누맙의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가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의과대학 연구진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네이처지를 통해 공개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론 중 하나는 이 병의 특징인 뇌 속의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독성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치매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항아밀로이드 약물 중 하나인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아두카누맙은 두 번의 3상 임상시험에서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혼합된 효과를 보였다. 또 몇몇 유사한 약제들은 어떠한 효과도 보이지 못해 항아밀로이드 치료 전략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남겼다.
연구진들은 이 같은 실망스러운 임상 결과를 이번 연구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뇌수막 림프계라고 불리는 새로운 뇌의 배수 체계를 지적했으며, 아두카누맙과 같은 치료제의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약물이 개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조나단 키프니스(Jonathan Kipnis) 박사는 뇌수막 림프계를 싱크대에 비유했다.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파킨슨병, 전두측두엽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은 뇌에 이상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며, 만약 이상 단백질을 분해하더라도 뇌의 싱크대가 막히게 되면 잔해를 제거할 방법이 없으므로, 싱크대를 뚫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키프니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쥐의 뇌에서 림프계를 발견했다. 그러던 중 2018년 뇌수막 림프계를 차단하면 생쥐의 베타 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증가한다는 연구를 주도했다.
그는 항아밀로이드 약물의 실망스러운 성능은 환자 개개인의 림프관 배수 시스템의 기능적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이론을 테스트하기 위해 키프니스와 동료들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된 것이 특징인 초기 알츠하이머의 마우스 모델에 아두카누맙과 또 다른 아밀로이드 표적 약물 BAN2401을 사용했다. 림프관 배수의 기능 개선이 약물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시도였다.
뇌수막 림프계가 손상된 생쥐는 온전한 배수 시스템을 가진 대조군보다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훨씬 더 많이 축적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림프 배수가 손상된 생쥐는 항체 약물의 뇌로 유입되는 양도 감소해 결국 플라크에 도달하는 양도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 연구원들은 손상된 세포를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림프계가 손상되면 미세아교세를 염증 상태로 전환시켜 신경퇴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림프계가 손상된 쥐의 미세아교세포의 유전자 표현 패턴이 알츠하이머 환자 유전자 표현 패턴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뇌수막 림프계의 치료 잠재력을 탐구하기 위해, 아두카누맙 또는 BAN2401을 바이러스 매개 혈관 내피 성장 인자-C (virus-mediated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C)와 결합시켜 뇌수막 림프계의 기능을 개선시켰다.
이 콤보를 통해 항아밀로이드 약물을 단독으로 투여한 쥐에 비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이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에서 림프계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미세아교세포와 뇌혈관을 표적으로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는 인간의 유전자 분석을 동해 뇌 림프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개인화된 결합 치료가 개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Da Mesquita, S., Papadopoulos, Z., Dykstra, T. et al. Meningeal lymphatics affect microglia responses and anti-Aβ immunotherapy. Nature (2021).
https://doi.org/10.1038/s41586-021-034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