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현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안과적 질환이 치매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최신 임상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성 안질환을 진단받은 경우엔 그 위험도가 60% 이상 증가한 것인데, 이 밖에도 백내장과 노인 황반변성 등도 치매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로 지목됐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안질환과 치매 발생 사이에 연관성을 파악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인 영국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2021년 9월 13일자에 게재됐다.
핵심은 이렇다. 치매 발생에는 당뇨병성 안질환(diabetes-related eye disease, 이하 DRED), 노인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이하 AMD), 백내장 순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녹내장의 경우는 혈관성 치매 위험은 증가시킬 수 있으나, 알츠하이머병과는 관련이 없다고 분석했다.
책임저자인 중국 광동 안과학연구소 Xianwen Shang 교수는 논문을 통해 "안과적 질환 진단 시 연령과 심혈관계 질환 등에 대한 과거력 확인이 치매 진단이나 예측에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뇨병성 안질환>AMD>백내장 순 위험도 높아 "녹내장, 혈관성 치매 위험 관련"
이번 결과는 영국 안질환 임상인 'UK Biobank 연구'에 등록된 총 11만 2,364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였다. 이들의 연령대는 55세~73세.
연구를 살펴보면 2006년~2010년 사이에 안질환을 진단받은 시점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특히, 추적관찰이 시행된 해당기간에는 126만 3,513인년(person-years)에 2,304례가 치매로 진단을 받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세부적인 결과를 짚어보면, 당뇨병성 안질환을 진단받은 인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안질환이 없는 인원들과 비교해 DRED 진단 인원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61% 증가한데 이어 AMD 26%, 백내장 진단 인원에서는 11%가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뇌졸중, 우울증 등 전신질환이 해당 안질환과 동반된 경우엔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아졌다"면서 "단순히 안질환이나 대사질환만 가진 환자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가지 이상의 안과적 질환을 동반한 경우는 하나의 안질환을 가진 인원보다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분석 결과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안질환과 두 가지 이상의 전신질환이 있는 인원들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3배 가량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비만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또는 우울증 중 하나 이상의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40세~73세 연령구간에 해당하는 경우엔 치매 검진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혈관계 대사질환을 일찍이 진단받을 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비슷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Shang 교수는 "이 밖에 주목할 점은 녹내장의 경우는 치매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 요소가 아니었다"며 "이는 앞선 미국과 유럽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정리했다. 녹내장은 혈관성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는 있으나, 알츠하이머병은 증가시킬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끝으로 "AMD나 녹내장 치료가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도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안과적 질환과 전신 대사질환의 관리도 중요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인 황반변성은 연령 관련 황반변성으로도 불리며, 노년기 시력상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50∼60대에 발생하며, 우리나라 65세 이상 가운데 10％ 이상이 노인 황반변성을 앓고 있다.
<논문>Shang X, Zhu Z, Huang Y, et alAssociations of ophthalmic and systemic conditions with incident dementia in the UK Biobank.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Published Online First: 13 September 2021. doi: 10.1136/bjophthalmol-2021-319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