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식단관리,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줄이지 못한다?
엄격한 식단관리,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줄이지 못한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0.18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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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식이요법 연구 공개 "치매 위험도 감소와 연관성 없어"

식이요법 관리와 치매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놓고 기존의 예상을 뒤엎는 새로운 임상데이터가 나왔다. 건강한 식이습관이 치매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반전의 조사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우유 등의 유제품 섭취를 제한하고 천연 지방과 채소가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을 시행한 경우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엄격한 식단 관리를 진행한 인원에서조차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축적 등과 같은 병리적 변화에도 상관관계가 포착되지 않으면서, 추후 결과 해석에는 일부 논란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2년 10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스웨덴 룬드대학 Isabelle Glans 박사는 "치매와 식이요법 간에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분석 결과 어떠한 상관관계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가 추적관찰 기간이 길고 임상참가자 중에는 젊은 연령대도 포함됐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 및 혈관성 치매에도 영향 "NO"…전문가들 "식이요법 여전히 중요"

출처: 국제학술지 'Neurology'.

통상 식이습관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한 여러 연구들에선 결과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20년 이상 추적관찰이 시행된 '스웨덴 식이 및 암 연구(Swedish Malmö Diet and Cancer Study)'에 등록된 환자들을 추가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 시작 당시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총 2만 8,025명의 성인(61% 여성, 평균 연령 58세)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여기서 식이습관 평가는 일주일 동안의 음식 일지, 세부적인 음식 섭취 빈도 설문, 대면 인터뷰 등을 통해 진행했다. 

그 결과 추적관찰 기간 총 1,943명(6.9%) 인원에서 치매가 발생했다. 이들을 치매가 발병하지 않은 인원들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생 인원의 경우 연령대가 높았고 교육 수준이 낮았으며 연구 시작 시점에서 심혈관 위험인자 및 동반질환이 더 많았다.

관건은 식이요법이 다양한 원인의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이지 못했다는 대목이다. 실제로 식이 권장사항을 준수한 인원들을 평가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위험도는 1.03, 혈관성 치매 위험도는 0.93으로 모두 통계적 유의구간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HR, 0.93; 95% CI, 0.75 – 1.15, Alzheimer's disease HR, 0.90; 95% CI, 0.68 – 1.19, or vascular dementia HR, 1.00; 95% CI, 0.65 – 1.55).

이러한 결과는 엄격하게 제한된 식단을 따르는 지중해식 식단군에서도 얘기가 다르지 않았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HR, 0.93; 95% CI, 0.75 – 1.15)을 비롯해 알츠하이머병(HR, 0.90; 95% CI, 0.68 – 1.19), 혈관성 치매(HR, 1.00, 95% CI, 0.65 – 1.55) 위험도 등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738명의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뇌척수액(CSF) 내 베타 아밀로이드42(Aβ42) 수치를 비교한 결과, 식단과 알츠하이머 발생 병리 사이에는 유의한 연관성이 포착되지 않았다. 이는 다양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그럼에도 해당 결과가 발표된 직후, 식이요법으로 인한 부가적인 혜택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동시에 나왔다. 스위스 바젤대학 Nils Peters 박사와 Benedetta Nacmias 박사는 논평을 통해 "식이요법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일요인으로의 식단 관리는 인지 기능에 충분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식이요법이 규칙적인 운동, 혈관 위험인자 조절, 금연, 적당한 음주 등 다양한 다른 요인과 함께 작용한다면 영향력이 지금과는 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추가 평가가 선행돼야 겠지만 식이요법 관리는 치매의 예방과 기대여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Isabelle Glans, Emily Sonestedt, Katarina Nägga, Anna-Märta Gustavsson, Esther González-Padilla, Yan Borne, Erik Stomrud, Olle Melander, Peter Nilsson, Sebastian Palmqvist, Oskar Hansson, Association Between Dietary Habits in Midlife With Dementia Incidence Over a 20-Year Period, Neurology Oct 2022, DOI: 10.1212/WNL.000000000020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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