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매 발생 늘린다? "가능성 포착"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매 발생 늘린다? "가능성 포착"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16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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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연관성 파악, 연구결과 공개 "영향력 확인"
"OSA 저산소증,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관여할 것"
출처: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이하 OSA)'이 치매 발생의 강력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인 인구의 절반 이상에서 OSA를 경험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해당 수면장애가 인지저하의 진행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마우스 모델(실험용 쥐)을 대상으로 잡은 비임상 결과였다는 점에서, 추후 확실한 임상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OSA와 치매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2022년 11월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호주 퀸즐랜드대학 뇌연구소 Elizabeth J. Coulso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지금껏 알츠하이머병과 OSA의 연관성을 놓고는 명확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일부 영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혈중 산소 수치의 교란 등 저산소증의 발생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병리적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며 "수면 중에 혈중 산소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면 이러한 병리적 변화들이 예방될 수 있다는 근거들이 포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 지속 "cBF 감소 및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진행"…모니터링 필요성 제기

연구를 살펴보면,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OSA가 알츠하이머병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했다. 

주요 결과,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OSA는 인지저하의 진행을 악화시켰다. 특히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OSA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는 더 많은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 소견이 관찰된 것이다. 

더불어 공간 탐색 및 연관 학습 등의 인지 처리과정을 조절하는 '콜린성 기저 전뇌 뉴런(cholinergic basal forebrain neurons, cBF)'의 손실이 크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해당 뉴런이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퇴화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연구에서는 cBF의 변성 및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축적과 관련해 수면장애로 인한 저산소증의 영향력도 동시에 조사됐다.

먼저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 수면부족의 영향력을 평가한 결과, 해당 마우스 모델에서는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이 감소했으나 cBF 및 염증반응,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는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후 연구팀은 산소 공급 조건이 감소한 환경에 마우스 모델을 노출시켰다. 이는 연구기간인 4주 동안 하루 8시간의 수면시간 중 표준 범위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저산소증 환경에 노출된 마우스 모델의 경우도 대조군과 비교해 cBF 뉴런의 수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만성적인 저산소증과 수면부족만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추가적으로 수면 중 산소를 고농도로 공급한 환경에서의 cBF 및 베타 아밀로이드의 변화를 추적했다. 4주 동안 OSA 및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매일 12시간의 수면시간 중 높은 산소 공급 환경에 노출시킨 것이다. 

결과를 짚어보면, 이 같은 환경에 노출된 마우스 모델은 대조군에 비해 cBF 뉴런의 수가 많았고 아밀로이드 병리 및 염증반응이 더 적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치료되지 않은 OSA가 뇌의 노화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자료"라며 "동반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OSA의 저산소증 관리를 위한 양압기 치료(positive airway pressure therapy) 임상도 시행돼야 할 것"으로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 논평도 나왔다. 미국 캔자스주립대학 노인의학과 Jessica Kalender-Rich 박사는 "수면장애로 인한 호흡 문제는 여러 유형의 치매 질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간헐적 저산소증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력도 조사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동물 모델이 아닌 일반 인구에서의 임상평가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 관리가 신경퇴행과 인지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지 추가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Qian, L., Rawashdeh, O., Kasas, L. et al. Cholinergic basal forebrain degeneration due to sleep-disordered breathing exacerbates pathology in a mouse model of Alzheimer’s disease. Nat Commun 13, 6543 (2022). https://doi.org/10.1038/s41467-022-3362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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