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츠카·룬드벡 공동개발, 내년 시장진입 계획 공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불안 및 발작 증세 개선효과가 상당히 고무적인 수준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불안 발작증 완화제로 처방 적응증 확대를 노리는 항정신병 신약 '브렉스피프라졸(brexpiprazole, 제품명 렉설티)'의 3상임상 결과를 놓고 학계 전문가들이 내린 평가다.
해당 신약 품목은 다국적제약기업 룬드벡(Lundbeck)과 오츠카제약(Otsuka Pharmaceutical)이 공동개발한 전문약으로, 지금껏 관련 적응증으로 허가를 획득한 약물 옵션은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개발사 측은 올해 4분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신청서를 접수해 이르면 2023년 상반기까지 최종 시판허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힌 터라, 시장진입 행보에는 귀추가 주목된다.
브렉스피프라졸의 불안 발작 개선효과를 평가한 3상임상 결과는 올해 제15회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2022) 석상에서 공개됐다.
여기서 브렉스피프라졸을 투약한 인원들의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불안 발작 증세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임상 분석 결과, 브렉스피프라졸을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주요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시킨 것이다.
◆SDAM 계열 약물, 주요우울장애 및 조현병 치료제로 먼저 승인
일단 브렉스피프라졸은 다양한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세로토닌-도파민 활성작용을 조절하는 저분자화합물로 평가된다.
세부 작용기전을 짚어보면 ▲세로토닌 5-HT1A 및 ▲도파민 D2 수용체의 부분작용제인 동시에 ▲세로토닌 5-HT2A 및 노르아드레날린 수용체의 길항제로도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브렉스피프라졸은 SDAM (Serotonin Dopamine Activity Modulator) 계열 약물로 분류되며, 약물이 타깃하는 해당 세 가지 신경전달통로 모두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관찰되는 행동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약물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이미 다수의 처방 적응증을 보유한 상황이기도 하다. 2015년 미국FDA로부터 성인 주요우울장애에 보조요법 및 조현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또한 올해 1월엔 13세~17세 소아 조현병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대했다. 현재 조현병 치료제로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처방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임상 3건 진행 "2 mg 최적 투약용량 확인"…내년 시장진입 계획
연구를 살펴보면, 임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불안 발작 증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브렉스피프라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학회기간 발표된 총 세 건의 임상은 이중맹검 방식으로 시행된 무작위 위약대조군임상이었다. 연구는 전체 12주 동안 평가가 이뤄졌으며, 알츠하이머병 진단 가능성이 높은 55세~90세 연령의 참가자 총 330명이 임상에 참여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4세였으며 56.0%~61.7%가 여성이었고, 94.3%~98.1%가 백인이었다.
임상별로 브렉스피프라졸의 투약 용량에는 차이를 보였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1 mg/d(137명) 및 2 mg/d(140명)의 두 가지 고정용량 치료군과 위약군(136명)에서의 개선효과를 비교했다.
두 번째 연구의 경우, 고정용량을 사용한 첫 번째 임상과 달리 0.5~2 mg/d까지의 가변용량 치료군(133명)과 위약군(137명)에서의 결과를 저울질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브렉스피프라졸 2 mg/d(75명)과 3 mg/d(117명) 용량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룬드벡의 Nanco Hefting 박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임상을 통해 2 mg/d 용량이 최적의 용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만 미국FDA가 검토를 통해 3 mg/d 용량까지 추가 평가를 권고해 세 번째 본 임상에서는 해당 두 가지 고정용량의 브렉스피프라졸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연구의 일차 평가변수로 잡힌 CMAI (Cohen-Mansfield Agitation Inventory scale) 척도의 경우, 연구 시작 시점과 비교한 치료 12주차 평균 변화가 2 mg/d 및 3 mg/d 치료군에서 위약 대비 5.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P = .0026). 해당 점수와 관련 위약군에서는 약 18점이, 브렉스피프라졸 치료군에서는 약 22점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불안 발작과 관련된 지표인 CGI-S (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는 연구의 이차 평가변수로, 위약군과 비교해 브렉스피프라졸 치료군에서 0.27 감소했다(P = .0078).
브렉스피프라졸의 안전성 또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작용과 관련해 치료가 필요한 응급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총 세 건의 임상에서 위약군 45.9%, 브렉스피프라졸 치료군 49.0%~56.8%로 확인됐다. 응급 이상반응으로 인해 약물치료가 중단된 비율은 위약군 3.4%, 브렉스피프라졸 치료군 6.3%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통상 불안 발작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환자의 약 45%에서 관찰된다"며 "여기엔 서성거리기, 안절부절 못함, 욕설, 소리지르기, 밀치기 또는 때리기 등의 광범위한 행동증상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학회 발표 직후 진행된 패널논의에선 "브렉스피프라졸의 이번 임상은 상당히 잘 수행된 연구로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약물의 작용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추가적인 임상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한편 룬드벡은 성명서를 통해 "(해당 처방 적응증과 관련) 브렉스피프라졸은 미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상태로 하반기까지 신약 보충허가신청서(sNDA)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2023년 승인을 대비해 룬드벡의 영업담당 인력 충원과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치매에 수반되는 행동장애 및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소아 자폐증 등에도 적응증 확대 임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