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동증군과 비무감동증군 비교 시 2배 이상 전환율 격차 보여
경도인지장애 단계의 무감동증(apathy)이 알츠하이머병 전환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치매예방의 중요성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결과는 이렇게 정리된다. 총 1,092명의 연구 대상자를 8.21년 동안 관찰한 결과, 190명(17.3%)이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이하 MCI)에서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이하 AD)으로 전환했다. 무감동증군과 비무감동증군을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전환율 차이를 보인 것이다.
세부 수치로 보면 무감동증군(158명)과 비무감동증군(934명)에서 각각 36.1%와 14.2%의 전환율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됐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무감동증 관리에 관심을 가지면 알츠하이머병 전환율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텍사스대학교 건강과학센터 정신과 및 행동과학과 Salem, Haitham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Alzheimer's Journal 3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텍사스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 컨소시엄(TARCC) 코호트에 등록된 MCI 환자의 AD로의 전환율을 파악하고, 무감동증이 해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진행됐다.
무감동증은 가족 또는 간병인이 작성한 신경정신과적 인벤토리-질문지(NPI-Q)의 각 항목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토대로 선정했다. 최종 데이터 세트에는 기준 시점에 MCI가 있는 1,092명의 2,897개 관찰 결과가 포함됐다.
그 결과, 무감동증군(158명)이 36.1%의 전환율로 비무감동증군(934명)의 14.2%보다 21.9% 높은 전환율을 기록한 것이다.
전환 시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무감동증군의 경우 3.79년, 비무감동증군은 6.83년이었다. 무감동증을 포함한 여러 예측 변수가 AD 전환까지 걸리는 시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이다.
또 나이와 인지 능력은 무감동증과 AD전환까지의 시간 사이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무감동증은 MCI에서 AD로의 진행과 관련이 있으며, 무감동증을 관리하는 치매예방 활동이 전환률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MCI 관심 저조, 치매학회 관심 '촉구'
국내에서도 이미 MCI 단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커져야 정책적 지원도 늘어날 수 있는 데 따른 행보다.
하지만 치매학회가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MCI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학회는 한국갤럽과 함께 지난해 8월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용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MCI가 치매예방의 중요한 시기임을 알지 못하는 응답자는 73%에 달했고, MCI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장애가 있다"로 답하기도 했다. 또 검사의 필요성을 모르는 비율도 88%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치매학회의 치매이야기 등 각종 연구에 따르면 MCI를 보유한 경우 10~15%가 매년 AD 진단을 받게 된다. 또 해외 다수 연구에서도 MCI 환자의 50%가 3년 안에 AD로 발전한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논문>
Salem H, Suchting R, Gonzales MM, Seshadri S, Teixeira AL. Apathy as a Predictor of Conversion from Mild Cognitive Impairment to Alzheimer's Disease: A Texas Alzheimer's Research and Care Consortium (TARCC) Cohort-Based Analysis. J Alzheimers Dis. 2023;92(1):129-139. doi: 10.3233/JAD-220826. PMID: 367106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