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치매 상관관계 아세요?, "고령층 뇌 건강 비법은 수면"
수면과 치매 상관관계 아세요?, "고령층 뇌 건강 비법은 수면"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3.17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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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뇌 건강에서 수면의 중요성 대국민 인식 전환 시도
3월 17일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 기념 심포지엄 
대한수면연구학회 단체사진.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급증하는 현시점에서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요소는 바로 건강한 잠이다. 양질의 수면은 기억 저장과 뇌 속의 독성물질 청소에 관여한다."

세계 수면의 날을 기념해 수면이 노년의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기 위해 국내 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을 통해 양질의 수면의 효과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회장 정기영)는 17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수면은 건강의 필수(Sleep is essential for health)'를 주제로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계 수면의 날은 세계수면학회(World sleep society)가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수면 질환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지난 2007년 탄생시켰다. 매년 3월 17일에는 세계 70여 개 회원국에서 수면과 관련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수면 중 기억 담당 뇌 활성화+독성물질 청소 

박혜리 교수.

인제대 일산 백병원 신경과 박혜리 교수는 건강한 수면이 곧 치매 관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거 공개됐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수면 중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낮 동안 입력된 기억이 저장·정리된다. 이에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서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의 발병위험이 증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면과 치매에 관한 여러 연구를 통해 '글림프 시스템'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수면으로 순환 체계가 활성화되면서 뇌의 독성물질 청소에 관여하는 인체 내 작용이다. 결국 수면 부족 시 뇌 독성물질의 침착이 증가하고, 이는 치매 발생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면을 어떻게 관리해야 건강에 좋을까? 이 같은 물음에 박 교수는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습관 및 주간 활동 확대를 건강 수면의 비법으로 꼽았다. 

또 고령층은 여러 수면 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이므로, 수면에 지속적인 불편감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수면 전문의와 상담하라고 조언했다. 

수면과 치매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추가로 소개했다. 지난 2021년 네이처지에 소개됐던 연구에서 수면 부족은 치매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중·노년층 7,959명을 대상으로 25년간 진행된 추적관찰 결과, 7시간 이상 잘 잔 사람보다 6시간 이하로 짧게 잔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30%가량 증가했다. 또 잠이 짧고 수면의 질이 나쁠수록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이 더욱 많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박혜리 교수는 "수면이 부족하면 뇌 독성물질의 침착이 증가하고, 이는 치매 발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령층의 숙면을 도와 뇌 건강을 지키게 하는 습관은 낮잠, 술,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멀리하는 습관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치매와 연관성 높은 심혈관질환, 수면과 연관성 多

황경진 교수
황경진 교수.

경희대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수면무호흡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했다.

결론부터 살펴보면 수면이 부족하거나 질이 나쁠수록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의 위험도를 올리고 치매 위험도 역시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수면무호흡의 경우 10년 이상 축적돼 다른 위험인자들과 독립적으로 3배 이상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망했다.

황경진 교수는 "수면 무호흡증은 진단과 치료를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면 관리로 다각도의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 발생이 증가하며,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평균 3.56배 더 높다. 뇌졸중 및 기타 사망 위험도 역시 3.30배 높아진다.

◆잠들지 않던 대한민국, 변화 '시작'

전진선 교수.

과거 국내 수면 현황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림대 신경과 전진선, 서울대 신경과 정기영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수면시간이 최근 15년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로 관측됐다.

지난 2004년 6시간 50분(410분)이던 평균 수면시간은 2019년 7시간 15분(435분)으로 25분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2009년 이후부터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한국인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최근 근로 시간의 단축,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문화의 변화가 수면시간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수면시간의 증가는 대부분 주말의 수면시간 증가가 반영이 된 결과며, 주중 취침 시각은 평균 23시 45분으로 상당히 늦게 잠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진선 교수는 "출근으로 아침 기상 시각을 늦추기는 어려우므로 적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중의 취침 시각을 당기는 것을 권한다"며 "무엇보다 수면이 건강에 중요함을 인식하는 첫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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