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책소개]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김유경 사서
  • 승인 2023.03.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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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저자: 스콧 A. 스몰 

옮긴이 : 하윤숙

출판사: 북트리거

정가: 17,500원

 

 

 

■ 목차

프롤로그: 고화질 사진 같은 기억력을 원하는 당신에게

Chapter 1 정상적 망각
기억과 망각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얼굴’을 보고 ‘이름’이 떠오르기까지
엄격한 기억 교사, 해마
알츠하이머병 vs 정상 노화
망각은 ‘결함’이 아니라 ‘선물’

Chapter 2 자폐증
새로운 길을 배우려면 ‘잊어야’ 한다
서번트는 정말 천재일까?
얼굴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일반화 인지 능력
조각조각 쨍그랑거리는 세계에서

Chapter 3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참전 경험과 PTSD
“코드 레드!” 편도체의 경고
똑같은 일을 겪었는데 왜 나만 이럴까?
사람들과 어울리고 삶에 유머를 더하라

Chapter 4 분노와 공포
당신의 뇌는 침팬지인가, 보노보인가
경직, 도피, 또는 투쟁
공포와 분노는 감정의 쌍둥이
엑스터시보다 옥시토신

Chapter 5 창의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추상주의 화가
내가 걸리면 총으로 날 쏴
우리는 잊기 위해 잠을 잔다
기억의 밧줄에서 풀려날 때

Chapter 6 편견
내 뇌가 그렇게 생겼어요
뇌의 ‘중앙 집행 본부’
내 기억에 대한 기억, 메타 기억
인지 휴리스틱, 내 정신의 ‘바나나껍질’
암묵 기억의 위험성
‘겸손한 기억’은 가능한가

Chapter 7 알츠하이머병과 향수병
알츠하이머병은 유전될까?
엄마가 어떻게 내 이름을 잊을 수 있죠?
기억의 윤리 vs 망각의 윤리
‘향수병’은 실재하는가
애국주의로 불타는 뇌

에필로그: 그래서 치료법이 뭡니까?
감사의 말

찾아보기

■ 책 소개

세계적인 노화 및 치매 연구 거장이
인지과학의 최전선에서 들려주는 ‘망각의 과학’ 이야기

‘잊어야 행복하다’라는 잠언에 숨은
최첨단 뇌과학의 놀라운 반전

‘기억의 과학’에 가려져 있던 ‘망각의 과학’을 조명하는 책이다. 흔히 ‘잊어야 행복하다’라고 하지만, 이는 그저 오래 산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잠언으로 취급될 뿐, 뇌과학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잘 기억할 수 있고, 그 기억력을 죽을 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에 지나치게 집중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로서 자타공인 ‘기억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가 걱정하는 증상 중 대다수가 병적 망각, 즉 알츠하이머병이 아니라 ‘정상적 망각’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최첨단 뇌과학의 연구결과에 지금껏 만나 온 여러 환자와 주변인의 사례를 녹여내며 ‘망각의 과학’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늘 기억에 대한 강박과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은 이 책을 통해 망각이 자연스러운 것일 뿐 아니라 뇌의 가장 유익한 기능으로서 우리 정신이 잘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망각은 그저 기억의 반대 항으로서 기억 체계의 결함이자 우리 뇌의 한계처럼 여겨져 왔다. 그렇기에 ‘망각’이라는 단어 앞에 ‘정상’을 붙이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최첨단 과학은 이미 이러한 정상적 망각의 원리와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밝혀낸 상태다. 기억을 잘하던 뇌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뇌에 ‘기억하기 위한’ 도구가 내장된 것과 마찬가지로 ‘망각하기 위한’ 도구 역시 애초에 들어 있으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도 끊임없이 기능하고 있다. 이는 망각이 수동적 과정이 아니라 적극적 과정이라는 증거다. 이러한 과학적 증명을 바탕으로, 이 책은 망각이 정상 과정일 뿐 아니라 나아가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 그리고 정서적 행복과 사회적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 출판사 서평 

“이거 치매 아닌가요?”
‘기억 강박’에서 벗어나 유익한 망각의 세계로

우리는 익숙한 단어나 오랫동안 외우고 있던 비밀번호와 계좌번호 등이 ‘툭 튀어 오르듯’ 생각나지 않을 때, 섣불리 ‘치매’를 염려하곤 한다. 이때의 ‘치매’란 실제적 질병이라기보다는 현대인의 ‘기억 강박’이 불러온 일종의 환상통에 가깝다. 저자는 “나는 기억 전문가이지만 내가 듣는 이야기는 모두 망각에 관한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문제는 그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병적 망각이 아니라 정상적 망각에 관해 불평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망각은 그저 기억의 반대 항으로서 기억 체계의 결함이자 우리 뇌의 한계처럼 여겨져 왔다. 그렇기에 ‘망각’이라는 단어 앞에 ‘정상’을 붙이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최첨단 과학은 이미 이러한 정상적 망각의 원리와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밝혀낸 상태다. 기억을 잘하던 뇌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뇌에 ‘기억하기 위한’ 도구가 내장된 것과 마찬가지로 ‘망각하기 위한’ 도구 역시 애초에 들어 있으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도 끊임없이 기능하고 있다. 이는 망각이 수동적 과정이 아니라 적극적 과정이라는 증거다. 이러한 과학적 증명을 바탕으로, 이 책은 망각이 정상 과정일 뿐 아니라 나아가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 그리고 정서적 행복과 사회적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공포와 분노, 불안과 강박, 편견,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끝없이 고통받는 뇌에 허락된 단 하나의 선물, ‘잊기’

어찌 됐거나 ‘망각은 우리에게 이롭다’라는 말은 사람들의 반발을 사기 십상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처럼 “고화질 사진 같은 기억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바꿔 말하면, 영화 속 슈퍼 히어로나 갖고 있을 법한 이러한 비현실적인 능력에 가려져, 실제로 우리 뇌가 우리를 ‘살리기 위해서’ 매일 발휘하고 있는 망각의 인지 능력은 뒷전이 되어 온 셈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뿌리내린 ‘기억 강박-망각 공포’를 직시하고 완전히 뒤집어 보자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가 과학자로서 택한 최선의 방식은, 망각의 이점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잠깐은 신기한 얘기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설득력을 갖기는 어렵다), 인간이 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를 거꾸로 보여 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를 들 수 있다. 자폐증 환자들은 때때로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뛰어난 기계적 암기 능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세부 사항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바로 그 능력 탓에 일상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인데, 자폐증 환자, 특히 아이들은 그 변화를 너무도 고통스럽게 느끼고 늘 기억 그대로의 세상에 머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따로 인식할 뿐 얼굴 전체로 통합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 역시, 세부 사항을 잊고 일반화하는 능력이 없으므로 생기는 증상이다. 저자는 기억의 딜레마와 망각의 필요성에 대한 은유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기억의 천재 푸네스」를 자주 인용하는데, 이 작품 속 화자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다. 일반화하고 추상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우리 고유의 망각 능력이 손실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여러 증상을 탐구한다. 저자 자신과 전우들의 참전 경험에서 출발해 망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관계, 그것을 피해 갈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힌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심각한 문제인 분노와 공포, 편견 또한 망각과 아주 큰 관련이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인다. 또한, 이른바 ‘기억의 윤리’와 대비를 이루는 ‘망각의 윤리’를 새롭게 제시하며 애국주의의 함정을 재조명한다.

“내 뇌가 이렇게 생겼는걸요.”
자신의 타고난 기억력과 노화를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하는 법

책은 과학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기억과 망각을 만들어 가는 생경한 이름의 뇌 속 도구들이 실제 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한다. 저자는 과학자인 동시에 무엇보다 환자를 오랫동안 치료해 온 의사로서, 사람들이 인지 노화 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저자의 첫 환자 ‘칼’은 자신의 ‘강철 덫’처럼 튼튼한 기억력에 이상을 느끼고 혼비백산하여 저자를 찾아온다. ‘치매가 아니고서야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형사소송 변호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자신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과 결과를 아주 명백하게 듣고 싶어 하는데, 이는 노화로 인한 정상적 망각에 필요 이상 당황하고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우리 대다수의 모습과 닮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전문가로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가장 최신이자 최선의 답들을 책에 담아냈으며, “계속 지켜봐 달라”라는 애정 어린 요구로 끝을 맺는다.
이와 달리 정상적 망각이 아닌 병적 망각, 즉 알츠하이머병 환자 ‘조앤’과 그의 보호자인 딸 ‘바버라’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가장 잔인한 일 중 하나는 가족이 환자를 점점 더 많이 보살펴야 할 때 환자는 가족에 대해 더는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보인다는 점”으로,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내가 치매에 걸리면 차라리 나를 총으로 쏴!”라는 미국식 농담을 예로 들면서, ‘치매’를 뭉뚱그려서 그저 끔찍한 것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가 있고, 초기 단계의 인지 감퇴를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음을 강조한다.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조짐기나 심지어 치매 초기 국면에서 내 환자 중 어느 누구도 죽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인지 능력의 많은 부분을 잃고도 여전히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는 선천적으로 해마 기반의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훌륭한 진단을 내리는 의사 ‘닥터 X’의 사례 또한 담겼다. 자신의 타고난 기억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하여, 편견이나 잘못된 판단을 경계하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저자에게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은 세월이 흐르면서 기억력이 나빠진 게 아니라 원래 “내 뇌가 그렇게 생겼어요”라고 말한다.
닥터 X처럼 우리는 모두 저마다 ‘이렇게 생긴 뇌’를 가지고 태어나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히 조금씩 기억을 잃어 간다. 과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맹렬히 발전하고 있고, 언젠가는 기억 감퇴의 치료약이 개발될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선천성과 노화라는 두 가지 요인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때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억과 망각 회로를 따라가는 뇌 속 탐험
이 책은 기억과 망각에 관여하는 뇌 영역과 부위가 기능하는 방식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때 저자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비유는 개인용 컴퓨터에 관한 것이다. “실은 비유 그 이상이어서, 알고 보면 개인용 컴퓨터의 작동 방식은 우리 뇌가 기억을 보관하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방식을 탁월하게 닮았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우리 뇌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잘 다루기 위해 (1)기억을 어디에 보관할지 (2)어떻게 저장할지 (3)어떻게 열어 인출할지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기억을 저장하는 곳은 우리 뇌 뒷부분인 후두 영역인데, 뇌 측두엽 깊숙이 파묻힌 해마는 마치 ‘교사’처럼 이 기억들이 적절히 저장되도록 가르치고, 이마 바로 안쪽의 전전두 영역은 마치 ‘사서’처럼 이미 저장된 기억을 열어 인출하도록 돕는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우리 뇌의 뉴런(신경 세포)에는 마치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돌기가 있고 그 끝에는 가지돌기 가시가 촘촘히 나 있다. 여기에 시냅스라는 접합점이 있어서 뉴런이 다른 뉴런과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뉴런과 그에 인접한 다른 뉴런이 동시에 충분히 활성화되면 가지돌기 가시가 늘어나고 뉴런 간 연결이 강화되는데, 이것이 바로 새로운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반대로 뉴런이 인접 뉴런과 동시에 활성화되지 않으면 가지돌기 가시는 도로 줄어드는데, 이것이 망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이 현상을 단지 가지돌기 가시의 성장 도구가 수동적으로 ‘녹슨’ 것으로 보았던 반면, 새로이 떠오른 ‘망각의 과학’에서는 정상적 망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별개의 도구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출처: 교보문고>

■저자 소개

저자 : 스콧 A. 스몰 

노화와 치매를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이자 컬럼비아대학의 신경학 및 정신의학 교수로, 알츠하이머병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자랐으며 현재 뉴욕시에 살고 있다. 지난 20년에 걸쳐 미국 국립보건원의 기금을 받아 실험실을 운영했으며 기억 기능 및 기능 장애에 관한 140편 이상 의 연구를 발표했다. 특히 노화와 질병에 가장 크게 영향받는 해마 부분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고해상도 fMRI 기술의 개발 및 적용을 개척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미국 노화연맹의 노화연구 비슨학자상(Beeson Scholar Award in Aging Research Award), 맥나이트 뇌장애 신경과학상(McKnight Neuroscience of Brain Disorders Award), 미국신경학회의 데릭 데니-브라운 젊은신경학자상(Derek Denny-Brown Young Neurological Scholar Award) 등을 수상했다. 저자의 탁월한 연구성과들은 《뉴욕 타임스》, 《뉴요커》, 《타임》 등 저명한 매체에서 기사로 다루어졌다.

옮긴이 : 하윤숙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굉장한 것들의 세계』, 『벌의 사생활』,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파워』, 『블랙 라이크 미』, 『깃털: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 『불평등의 창조』,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 조지 오웰 평론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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