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스템, 치매 노인 보살핀다 …“약 먹을 시간이에요”
AI 시스템, 치매 노인 보살핀다 …“약 먹을 시간이에요”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6.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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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형 위치추적기·AI 케어콜서비스 … 위치 알려주고 쌍방향 소통

반려로봇·AI 스피커 … 옛날이야기 들려주고 위급시 자동으로 SOS
지난 2월 진안군을 방문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AI 돌봄인형을 지역의 한 노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북도
지난 2월 진안군을 방문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AI 돌봄인형을 지역의 한 노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북도

“그날만 생각하면 간이 콩알만 해지는 것 같아요. 부엌일을 하는 사이에 치매 걸린 아버지가 감쪽같이 사라져 온 동네를 뒤졌는데도 찾을 수 없었어요.” 

다행히 GPS형 위치추적기를 통해 실종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다는 전연희(55. 서울)는 아직도 당시만 생각하면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GPS형 위치추적기는 치매 환자가 거리에서 배회할 때 주기적으로 위치를 추적해 보호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지능(AI) 추적 장치이다. 

이 배회감지기는 치매 어르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인식표를 부착해 경찰 시스템과 연계해 정보 확인이 가능하게 한 시스템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상자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몇 해 사이에 치매 환자 AI 케어시스템이 눈부시게 발전해 치매 환자로 인해 가슴앓이하는 보호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고 있다. AI 케어시스템은 위치 추적은 물론 안부 인사와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가 하면 옛날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는 등 인지 능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AI가 전화를 걸어 건강을 챙기는 'AI 케어콜 서비스'는 경증 치매 환자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AI 케어콜은 AI가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건강, 식사, 수면 등 안부를 묻고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 이전 통화 내용을 기억하고 다음 통화할 때 이를 활용하는 ‘기억하기’ 기능도 있어 개인 맞춤형 대화도 가능하다. 

치매 환자를 보살피기 위한 AI 반려로봇도 치매 가정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봉제 인형 내부에 AI 캡슐을 탑재한 AI 반려로봇은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다. 대화를 통한 정보로 상대의 감정을 분석해 치매 위험 상황을 포착해 주기도 한다. 

반려로봇은 안부 인사와 노래 등 정서 안정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음성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약 복용 시간 등을 알려주는 알람 기능이 있으며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르신이 흥미를 느낄만한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어르신의 활동이 일정 시간 멈추면 보호자에게 연락해 불의의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AI 케어시스템으로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다. 경북 구미시에서 홀로 거주하는 이모(78)씨는 지난해 생각지도 못한 응급상황에서 AI 스피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난 이 씨는 갑자기 마비 증상이 있어 집안에 설치되어 있던 AI 스피커에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쳤다. AI 스피커 덕분에 119구급대원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이 씨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약 복용 시간이 되면 알려주고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치매 환자 AI 케어시스템. 치매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가정이라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심지어 AI 로봇과 쌍방향 의사소통도 가능해졌다. AI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이젠 AI가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정에서 AI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면서 “AI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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