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치매 어르신 대상 산림치유 프로그램 잇따라 내놔
지자체, 치매 어르신 대상 산림치유 프로그램 잇따라 내놔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6.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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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능력 ‧ 신체기능 유지 및 회복 ‧ 우울감 해소에 도움

정부‧전남도, 경도인지장애 어르신 대상, 산림치유 효과 검증 작업 착수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가 산림 효능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산림치유팜 모습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가 산림 효능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산림치유팜 모습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불과 9년 전 까지만 해도 이렇게 산에서 지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반신반의 하면서 산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활동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어요.”

20여 년 동안 중소기업에서 근무했다는 김상종(59)씨는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며 산림의 보이지 않는 (항암)치유효능에 대해 극찬했다.

“처음 산에 왔을 때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도시에서 살 때 망치질 한번 안해본 저로서는 이곳에 집을 짓고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죠. 지금은 조그마하지만 산속 오두막집에서 먹고 자고 하지만 처음에는 1주일에 한번 등산하는 마음으로 산에 다녔어요. 1년 정도 산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횟수가 늘어나고 집에서 오가기도 불편해서 아예 움막을 짓게 됐어요.”   

김 씨가 산에서 살 수 있었던 데는 아내 박수민(61)씨의 내조가 결정적이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는 아내 박 씨와 동행했다. 등산을 제안한 것도 박 씨였다. 산행 초기에 광주광역시 집에서 이곳 지리산으로 매주 산행을 올수 있었던 것도 아내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움막을 짓게 된 것도 아내가 먼저 제안했다. 

산림 치유효능을 몸소 겪은 그는 더불어 사는 제2의 인생을 위해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산림치유지도사란 산림치유 관련,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식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심신 치유에 적용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 ‧ 기획진행 ‧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서 산림치유 현장 일선에서 국민에게 숲의 치유 혜택을 전달하는 전문가이다.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관련 대학을 나와 1년 동안 전문기관에서 공부해야하며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김 씨가 어려운 공부에 도전하는 것은 숲의 치유능력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심신이 아프고 병들 땐 현대 의학도 좋지만 숲의 도움을 받으라”고 권한다. 

근래에 들어 서울시 등 많은 지자체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어르신과 치매 예방 활동이 필요한 어르신, 그리고 치매 돌봄 가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 산림치유지도사와 숲해설사가 맡아 진행하는데 어르신들의 사회적 교류 감소에서 오는 심리적 고립감과 우울감을 해소하고 소근육 자극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치매안심센터가 숲산책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주관적기억감퇴(SMCQ),인지선별검사(CIST), 지각된스트레스척도(PSS-10), 우울감평가(SGDS-K), 간편신체기능검사(SPPB) 등 총 5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치매 고위험군(경도인지장애) 어르신 7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참여 전후 검사를 비교한 결과, 인지선별검사에서는 사전 23.3점 사후 23.7로 0.4점 증가, 신체기능검사에서는 사전 9.6에서 사후 10.3으로 0.7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울감평가에서는 사전 5점에서 사후 3.7로 1.3점 감소하면서 공원 내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인지 능력과 신체기능 유지 및 회복,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도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며 “숲산책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 예방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산림청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실험군 20명, 대조군 10명 총 30명을 대상으로 6박 7일 동안 실시한 ‘치매예방 산림치유프로그램’ 효과를 조사한 결과, 우울 척도에서 실험군 대부분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 평균에서 수치가 낮아진 경향을 보였다. 심박변이도 6개 측정 항목에서도 실험군의 변화량이 대조군에 비해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산림치유프로그램 효능이 좋게 나오자 광주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치매 전 단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국립나주병원과 함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노령인구 증가로 치매 환자가 늘면서 치매 예방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치매 고위험군 관리 방안에 대한 정책적 가이드라인 제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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