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산 1800조’ 치매 노인 노린 경제 범죄 ‘경고등’...대책은?
日, ‘자산 1800조’ 치매 노인 노린 경제 범죄 ‘경고등’...대책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7.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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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女 치매 환자에 부동산 거래로 10배 이상 차익 가로챈 일당 검거
용의자들, 80세 이상 고령자 9만명 명단 활용...성년후견제도·자동응답기 대책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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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80대 노인에게 시세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부동산을 팔아치운 일당이 체포된 가운데 이들이 치매 노인을 상대로 조직적인 범죄를 꾸민 것으로 의심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TV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달 25일 혼자 사는 80대 여성 치매 노인에게 부동산 계약을 맺게 해 돈을 뜯어낸 남성 4명을 체포했다. 이들 용의자는 인터넷 부동산 업자라고 사칭하고 노인의 집을 약 20차례 방문했다.

이들은 약 300만 엔(한화 약 2,500만 원)을 주고 사들인 낡은 아파트 방 하나를 이보다 10배 이상 더 높은 가격인 3,400만 엔(약 2억 9,000만 원)을 받고 노인에게 팔았다. 또 같은 수법으로 치매 환자 등 약 50명으로부터 약 1억 3,000만 엔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경찰은 용의자들이 보유한 80세 이상 고령자 9만 명의 전화번호 등이 담긴 명단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서는 일당이 치매 환자 비율이 높은 연령층인 80대 이상 고령자 명단을 확보한 뒤 미리 작성된 매뉴얼에 따라 몇 번씩 전화를 걸어 독거 및 치매 여부, 가족과의 연락 빈도, 자산 정도 등을 파악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이들 일당은 80대 여성 노인을 속여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뒤 함께 금융기관 창구를 찾아 해당 계좌로 거액을 이체하고 다시 본인들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수법을 썼다.

고령화로 치매 유병률이 높은 80세 이상 노인이 늘면서 부유한 치매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 범죄도 높아질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치매 노인이 보유한 금융 자산만 142조 엔(약 1,219조 원), 부동산 자산은 68조 엔(약 584조 원)으로 총자산 규모는 210조 엔(약 1,803조 원)에 이른다.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의 위탁을 받은 규슈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204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최정점에 달하면서 치매 환자 수도 58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사례처럼 사기 등 경제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치매 노인은 재정적 의사 결정에 대한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치매 노인은 중증으로 진행될수록 간병비와 생활비가 더 필요해 범죄 피해로 경제적 발판이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보도에서는 치매 노인이 범죄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가족이 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책으로 성년후견제도를 꼽았다. 두 번째로는 대화가 자동으로 녹음되거나 녹음 중인 사실을 알리는 기능이 있는 전화기 설치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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