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 표적약 세모리네맙 임상 언박싱 '핵심 가설 흔들리나'
타우 표적약 세모리네맙 임상 언박싱 '핵심 가설 흔들리나'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1.11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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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AD 2021| LAURIET 전체 톱라인 및 확장임상 일부 공개 "CSF 타우 분석은 진행 중"

글로벌 빅파마 로슈 제넨텍과 항체약 전문 개발사간 협업으로 개발 중인 타우 표적 치료제 '세모리네맙(semorinemab)'이 수난시대(受難時代)를 맞게 됐다. 

전체 임상 데이터가 베일을 벗은 국제 학술대회에서도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저하를 늦추는 일부 치료적 혜택에는 방점이 찍혔으나, 복합 평가지표의 절반 가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또다시 애매한 결과물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개발사 측은 해당 타우 표적약제의 특성을 고려해 진행 중인 오픈라벨 확장임상 결과도 추가로 공개했지만, 이마저도 PET 영상분석에서는 타우 분포 변화를 놓고 세모리네맙의 치료적 효과는 감지되지 않았다.

10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이오테크 AC이뮨(AC Immune)과 로슈 제넨텍은 세모리네맙의 2상임상 LAURIET 연구(NCT03828747)의 톱라인 전체 데이터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제14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linical trials of Alzheimer`s Disease, 이하 CTAD)에서 발표했다.

해당 2상임상은 타우 표적 항체약인 세모리네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것으로,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주요 대상으로 잡혔다. 이번 임상 발표에 주목할 점은, 두달 앞서 발표된 초기 톱라인 결과와 비교해 추가적으로 어떠한 치료적 이점이 관찰됐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지난 9월 공개된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복합 1차 평가변수 가운데 ADAS-Cog11 (Alzheimer Disease Assessment Scale, Cognitive Subscale, 11-item version) 지표에서만 치료적 혜택을 검증해내며 반쪽짜리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관련 실험 도중 탈락한 피험자들까지 모두 포함해 분석을 진행하는 사전 정의된 치료의향분석(modified intent to treat, 이하 mITT) 결과를 짚어보면, 복합 1차평가변수로 잡힌 ADAS-Cog11 지표의 경우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비율을 43.6%까지 늦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상생활수행능력(Alzheimer Disease Cooperative Study-Activities of Daily Living, 이하 ADCS-ADL) 점수 변화를 통한 기능감소 개선 혜택에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변화가 포착되지 않았던 것. 

더불어 2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간이정신상태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 이하 MMSE) 및 치매 중증도 구별을 위한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이하 CDR-SB) 분석에서도 위약군과 비교해 이렇다할 차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렇게 촉발된 세모리네맙의 유효성 논란 이후 두 달, 국제 학회 석상에서 공개된 전체 임상 데이터는 어땠을까. 일단 앞선 톱라인의 경우 mITT 분석 대상을 204명으로 설정했는데, 이번엔 모집단의 규모를 키워 241명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복합 1차 평가변수에 포함된 ADAS-Cog11 지표의 경우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비율을 42.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발표된 43.6%보다는 1.4%가 낮아진 수치.  

특히 이러한 혜택은 알츠하이머병의 중증도 및 연구 시작시점 당시의 타우 단백 수준, ApoE 유전자 보유 여부를 토대로 한 사전 지정 하위분석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에 "세모리네맙의 치료효과는 ADAS-Cog11 지표를 근거로 했을 때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특징인 '기억(memory domain)' 영역에 주효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앞선 톱라인 결과와 마찬가지로 연구의 다른 복합 1차 및 2차 평가변수와 관련해 세모리네맙의 유의미한 치료적 혜택이 없었다는 대목이다.

#확장임상 PET 영상 분석 "전반적 타우 분포 변화 없어, 치료효과 가늠 어려워"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오픈라벨 확장임상을 통해 살펴본 타우 수치 변화였다. 

회사 측은 지난 톱라인 첫 결과 발표 당시에도 확장임상 추가 분석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부 평가지표들에선 세모리네맙의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추후 진행될 오픈라벨 확장임상에서는 세모리네맙의 잠재적 가치평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다 확실한 유효성 검증을 위해 세모리네맙 치료군에서 총 타우 및 뇌척수액(CSF) 내 타우 확산 수치 분석을 추가로 시행했다.

해당 확장임상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이번 결과 발표에는 PET 영상 스캔 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한 타우 수치 정보는 공개됐으나, 뇌척수액 샘플에서의 타우 수치 분석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결과, PET 분석상 전반적 또는 국소적인 타우 분포 변화를 놓고 세모리네맙의 치료효과는 식별되지 않았다.

혈장 타우 분석의 경우, 세모리네맙 치료군에서 혈장 타우 수치가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말초에 타우 단백 결합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앞선 임상 결과들과 유사했다. 혈장 내 세모리네맙 수치는 뇌척수액 내 세모리네맙 수치와 비교한 비율이 평균 0.29%로 분석되며 예상 가능한 범주에 들었다는 평가다.

회사는 추가 분석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AC이뮨은 "이번 학회에서 경도~중등도 환자 대상 LAURIET 분석 결과 인지저하 비율을 줄이는 임상적 근거 만큼은 확보했다"며 "로슈 제넨텍과 함께하는 오픈라벨 확장임상이 계속해서 진행 중인 가운데 세모리네맙의 장기적인 효과 데이터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뇌에 얼마나 많은 타우가 축적됐는지에 따라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들에도 상반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 항체 치료제가 타우 축적을 막는 대신, 단순히 타우의 확산을 늦추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 데이터들과 일치했다. 중증 부작용 발생은 위약군과 세모리네맙 치료군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예상치 못한 안전성 이상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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